헬드 책 제목에 대한 고민들

2010-01-26 14:32:35, Hit : 4662

작성자 : 펀짱
1교 편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2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본문 편집과 표지 작업을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슬슬 제목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해야 할 듯한데요,

일단 그간 제안된 제목들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고민을 적어 봅니다.


1. 이 책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직접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상, 이념, 제도, 실천 등을 역사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그간 우리는 혹은 우리의 선조들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물론, 저자가 후반부에서 현재의 민주주의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상력과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한지를 논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역사적 실천과 경험을 토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민주주의론’(즉 ‘누가 인민’이며, ‘치자와 피치자의 동일성’을 어떻게 보증할 것이며, ‘인민에 의한 지배’란 무엇인가 등등의 질문에 대한 일관된 해명)이라기보다는 ‘민주주의의 역사적 모델’에 관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이 책의 제목으로 '민주주의론'을 사용하는 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사족을 달자면, 사실 이 점이 이 책의 강점이자 약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셀던 월린의 {정치와 비전}을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월린의 탈주적 민주주의 개념은 자유주의 거대 국가라는 역설적인 모습에 포박당한 혹은 제도적 틀에 수인처럼 묶인 민주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민주주의의 열 가지 모델' 혹은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열 가지 모델 등과 같은 제안은 우선 민주주의의 모델을 열 개의 범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불만족스럽습니다. 물론, 헬드가 민주주의 모델을 열 가지로 분류한 나름의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헬드의 기준이고 헬드 역시 개정본을 내면서 새롭게 모델을 추가하거나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각 모델의 차이를 통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모델을 한정하는 수식어구는 사용하지 않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3. ‘민주주의 모델’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을 때에는 각기 장단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점이라면, 앞서 지적한 저자의 집필 의도가 가장 명확하게 산다는 점, 그간 헬드의 Model of Democracy가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주요 교제로 국내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는 점, 그럼에도 다소 직역투의 번역과 쉽지 않은 번역으로 헬드의 책을 접하기가 어려웠다는 점, 나아가 세 번째 개정판을 내면서 내용의 1/3 이상을 수정하거나 추가했다는 점 등에서 같은 제목이라 하더라도, 독자들이 생각하는 식상함을 덜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아가, 다른 제목으로 출간을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헬드의 책에 대한 혼란(기 출판된 책과는 다른 책이라는 혼란 혹은 원서를 접해본 독자들이 느낄 혼란 등) 역시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교과서'와 같은 책으로 앞으로도 꾸준한 영향력을 가질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점은 주로 기출판물이라는 점에서 식상함이나 최신 민주주의 이론을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점 등이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4. 표지와 관련해서는, 일단 ‘민주주의 모델’이라는 제목 타이포를 토대로, 각 글자들이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조합되는 역동적인 모습을 이미지화하는 방법이 어떨까 고민중입니다. 마치, ‘공사중’인 민주주의 모델처럼요.. ^^;

제가 놓치고 있거나, 달리 생각해 볼 만한 좋은 의견이 있다면, 제안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



...
민주주의의 최고 모델, 혹은 역동적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여러 가지 모습 ^^; 2010-01-29
00:03:24

수정 삭제
박상훈
민주주의의 모델들 2010-01-26
15:37:40

수정  
저는요,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열 가지 모델"이라기 보다는 발달사라고 느껴졌는데요. 혹은 확장사... 2010-01-26
15:36:56

수정 삭제
펀짱
글을 쓰고 보니, 부제가 떠오르네요.. 민주주의 모델: "공사중"! ㅋㅋ 2010-01-26
14:34: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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