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뷔세스왕의 재판 그리고 guilty of prevarication

2008-11-15 15:11:18, Hit : 4843

작성자 : 펀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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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지배 출간을 앞두고, 몇 가지 어려운 용어들이 나와 고전중에 있습니다(물론, 대체로 법학 분야에 대한 무지로 말미암은 것이겠지요).

이번에 살펴볼 단어는, prevarication이라는 단어인데요.

호세 마라발이 쓴 11장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사법부의 책임성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은 행정적인 접근이다. 즉, 견제자에 대한 견제가 내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런 견제는 법원들 간의 분업 및 법원의 위계와 관련되어 있다. 또한 판사의 훈련과 신임 판사 채용, 판사의 겸직 금지와 같은 사법부 내부의 규약과도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판사들의 기만행위(prevarication)를 제한하는 법적 책임 및 징계와 관련되어 있다”

여기서 모호한 문장은 Prevarication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prevaricate의 명사형으로, “to try to hide the truth by not answering questions directly”입니다. 번역을 해보자면, 대충 얼버무림으로써 진실을 감추고자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I'm not sure, he prevaricated라는 문장은, “글쎄 잘 모르겠어하고, 그는 얼버무렸다.”정도가 될 듯합니다.

문제는 이 단어를 위 문장과 관련해 어떻게 번역을 할 것인가입니다.

늘 그렇듯, 구글 검색을 해보니, 흥미로운 구절이 나오더군.

the judge Sisamnes, who had been guilty of prevarication, was arrested and punished by Cambyses, the King of Persia.

옛날 옛날에, 시삼네스라는 재판관이 있었는데, 그는 prevarication 죄를 저질러, 페르시아의 왕 캄뷔세스의 처벌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이 이야기는 네덜란드 태생의 프랑드르 화가 제라르 다비트(Gerard David)의 그림인, <캄뷔세스왕의 재판>에 생생히 묘사되어 있는데요, 아마 다들 한 번씩은 보셨을 그림입니다. 다비트는 이 광경을 두 개의 그림을 통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나는 죄를 저지른 시삼네스의 피부를 산 채로 벗기는 과정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는데요, 더욱 끔찍한 것은, 두 번째 그림입니다. 캄뷔세스왕은 처형된 시삼네스 재판관의 아들을 다시 재판관으로 임명해 자기 아버지의 가죽이 깔린 의자에 앉게 했다고 합니다. 이는 뇌물을 받고서 자신의 재판을 팔아넘긴 시삼네스의 최후를 통해 부패한 재판관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로, 이 그림은 다비트가 브뤼헤 청사에 있는 '정의의 홀'에 걸 그림을 위촉받아 제작된 것으로 부패한 재판관의 비참한 처형을 통해, 재판관들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첫번째 그림에서도 보듯이, 캄뷔세스 왕은 시삼네스의 처형과정에 재판관들이 참석을 하도록 명령을 했던 모야입니다. 위쪽에 법복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

아마도, 이 그림의 의미를 미리 알았다면,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표지는 이 그림이 장식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좌우튼, 앞서의 고민으로 돌아가, 앞서 문장에서 prevarication은 '판사들의 부패를 제한하는 규율과 법적 책임' 정도로 의역을 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다들 그림 감상을 해보시지요.


한겨레 정남구 기자의 글도 재미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42577.html




펀짱
부패 혹은 독직.. 정도로 하거나, '독직'(瀆職)이 좋을 듯하네요. 독직은 어떤 직책에 있는 사람이 그 직책을 더럽힘. 특히, 공무원이 그 지위나 직권을 남용하여 뇌물을 받는 따위의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합니다. 2008-11-15
16: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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