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이해하기5> 굶주림? 돈이 말해주는 세상

2008-09-10 13:25:18, Hit : 5024

작성자 : 끄로마뇽
현재 출간을 준비 중인 <자본주의 이해하기>라는 책의 6장 "경제체계로서 자본주의" 가운데 일부를 옮겨 보았습니다. 기아가 식량의 상품화와 깊은 관계가 있으며, 식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불평등하게 분배되기 때문이라는 짧은 박스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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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999년 사이에 8억1,500만 명(전체 인류의 약 8분의 1)이 영양 부족―일상적인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는 것―에 시달리고 있었다. 1년에 정확하게 몇 명이 기아로 사망했는지를 측정하기란 어렵지만―대부분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3,000만~5,0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섯 살 이하의 어린이들에 대한 수치는 훨씬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에, 전 세계 다섯 살 이하의 어린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영양부족이었으며 1990년대 말 매년 1,000만 명이 기아로 죽어갔다.

기아 인구 가운데 거의 대다수, 즉 1997~1999년의 815만 명 가운데 7억7,700만 명이 아프리카‧아시아‧남미의 빈곤국가에 살고 있었다. 비록 빈곤국의 전체 인구에서 기아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1970년대의 37%에서 1990년대 말에는 17%로 떨어졌지만 기아민의 절대수치는 여전히 높다. 그 수치의 감소폭은 1990년대에 5%도 안 된다.

대다수의 기아민들이 빈곤국가에 살고 있지만 영양부족 현상은 부유한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국농림부의 1998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50만 가구(1,400만의 아동을 포함한 3,600만 인구)가 하루 필수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왜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며, 왜 많은 아이들이 다섯 살도 넘기지 못하고 죽어가야 할까? 그 주된 이유는 국가 내부에서, 또 국가들 간에 토지와 소득이 매우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토지와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영양을 공급해 줄 식량을 살 수 없다. 역설적이게도, 전 세계의 기아민들은 대부분 농장 노동자이거나 농부들이다(먹고살기 위해 잠깐씩 비농업 분야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사실 기아의 주된 원인은 흉작보다는 실업이다.

식품은 상품이다. 이 말은 첫째, 식품은 시장을 통해 분배되며, 둘째, 식품이 얼마나 생산되며 누구를 위해 생산되는가는 시장가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매우 통합적인 국제경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식품은 어디에 사는 누구든지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사람들에 의해 구매되고 소비된다.

최근 몇 년간, 한때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소규모 농민들이, 수출시장을 위해 ‘현찰 곡물’을 재배하는 대규모 상업농장들에게 밀려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은 이미 잘 먹고 있는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값을 내고 사 갈 수 있는 부유한 국가들로 수출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슬프게도, 전 세계적으로 기아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시장에서 식량은 부족한 지역에서 풍요로운 지역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돈이 모든 것을 말해 줄 뿐 아니라,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혹은 굶주릴 수밖에 없는지 또한 돈이 결정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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