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목소리>에서_ 5. "틱"

2011-08-09 17:03:20, Hit : 4427

작성자 : 윤상훈


1972년 여름, 카를로스 랜케르스도르프는 처음으로 이 단어를 들었다.
그는 바차혼에서 있었던 첼탈족 원주민들의 집회에 초대받았는데,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는 그들의 언어를 알지 못했고 그들의 열띤 토론은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들렸다.
‘틱’이라는 단어는 그 비를 뚫고 지나왔다. 모두들 그 단어를 말했고 ‘틱, 틱, 틱’ 하고 그 단어를 반복했다. 타닥타닥 소리가 빗발치는 목소리들 위로 솟아올랐다. ‘틱’이 핵심인 집회였다.
카를로스는 온 세상을 돌아다녔고 모든 언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나’라는 단어임을 알고 있었다. 이 마야 공동체들의 말과 행동의 중심에서 반짝이는 단어인 ‘틱’은 ‘우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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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니, 어느 인디언 아이들의 일화가 생각나네요(출처는 망각). 우리로 치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 인디언 학급의 시험날 풍경. 시작종이 울리자 (아마도 백인) 선생이 문을 열고 들어와 문제지를 한 장씩 나누어 줍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고개 숙여 문제를 풀기는커녕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수근대거나, 심지어 자리를 옮겨 가며 떠드네요. 당연히 선생은 각자 조용히 문제를 풀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0점으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합니다. 그러자 한 아이가 일어나 말합니다. "우리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배웠는데요?"

어쩌면 살면서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행동지침 중 하나가, "경쟁에서 밀려나면 안 된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경쟁이, 참여한 사람(앞섰든 처졌든)의 영혼을 다치지 않고 삶을 피폐하게 하지 않으며 좋은 결과를 낳으려면, 왜 경쟁하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듯도 하네요. 경쟁(과 협동)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방법일 뿐이니까요.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라면 경쟁의 이유와 협동의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디언 에피소드를 구연동화 하듯 적었더니, 이어지는 내용도 뭔가 순진/순박해졌네요. 기왕 이리된 것, 흐름 따라 마무리하자면) '우리'를 가리키는 "틱"은, 갈레아노의 글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어우러져 인상적인 정취를 자아냅니다. 저들이 더 따뜻해질 수 있게, 장작이 타며 내는 타닥거림도 선물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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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아노의 책은 편집자의 해설까지 묶어서 개정판을 내도 되겠습니다요 ^^! 2011-08-09
17: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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