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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형태의 개선 없이
진정한 복지국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비정규직은 한국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이자 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비정규직은 채용 시점부터 분리되어 정규직의 지위에 이르지 못한 채, 정규직 노동운동의 관심에서마저 벗어났다. 노동시장의 ‘이류 시민’이 되어 버린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되었지만, 이는 외주화와 해고를 야기하거나 초단기 임시직을 늘리는 등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악화시켰다. 사태의 근본 원인을 도외시한 정책을 도입하거나, 대상이 정규직으로 한정된 사회보장 체제의 적용률을 높이는 것만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최근 몇 년간 복지국가 담론이 급증한 것은 고용 불안과 빈곤의 위협이 한계점에 도달한 현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두 가지 현상의 상관관계를 깊이 천착한 연구는 드물다. 고용 형태의 개선 없이 진정한 복지국가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80명 대상의 심층 면접과 1,020명 대상의 질문지 조사를 토대로 우리 사회 양극화의 속살을 살피는 데서 시작한다. 한국 노동자의 일자리 특성은 삶의 질과 행복도, 사회·정치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용 형태에 따라 복지 정책 시행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임금노동자와 비임금노동자는 정부와 시민 가운데 주요 복지 영역을 책임질 주체가 누구라고 여길까?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 시장경제 주체와 공공 부문의 혁신과 협력, 시민 참여의 실질적·제도적 보장을 통해 모든 시민이 불평등과 사회적 위험을 예방하고 생애 전반에 걸친 기회와 결과의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고진로 사회권의 한국적 적용 가능성을 탐색한다.
[차례]
제1부 고진로 사회권 패러다임: 이론과 실제
1장｜문제 제기: 표준 고용 관계의 쇠퇴와 새로운 고진로 사회권 패러다임의 필요성 • 15
2장｜고진로 사회권 이론과 한국의 현실 • 29
3장｜고용 형태별 삶의 질 실태와 사회권 수요에 대한 자료 및 연구 방법 • 53
제2부 일자리의 사회 정치
4장｜일자리 실태와 삶의 질, 그리고 행복도 • 67
5장｜일과 생활의 균형: 평등한 노동권을 위한 노동과 복지의 재구조화 • 103
6장｜일자리 격차와 사회･정치의식 • 130
제3부 일자리와 복지 태도
7장｜한국 사회복지 수요 및 복지 수준 평가 • 155
8장｜복지에 대한 권리 및 의무 의식 비교 • 182
9장｜고진로 사회권 의식의 영향 요인 분석 • 203
10장｜결론: 고진로 사회권의 가능성과 과제 • 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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