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인터뷰_손낙구(『부동산 정치ㆍ사회 지도』)

2010-02-12 11:01:20, Hit : 5219

작성자 : 관리자

● 저자와의 대화| 손낙구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썼나?

손낙구(이하 손): ‘진짜 현실’이 뭔지 알고 싶었다. 사람들이 진짜로 어떻게 사는지. 그들의 삶과 생활을 통계를 통해 그려 보고 싶었다. 투표 행태는 그 가운데 일부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진짜 어떤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는지, 정치를 어떤 생각으로 보고 있는지, 그런 것을 드러낼 수 있었으면 했다. 실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나야 우리가 제대로 따져보고 해결의 대안을 만들고 공동의 실천을 집중할 과제가 뭔지 밝힐 수 있다고 봤다.


노동문제나 운동론에 대해 책을 쓴 노동운동가는 많이 봤지만 부동산 등 서민 일반의 삶의 현실을 다룬 사례는 잘 보지 못했다. 19년간 노동운동을 했는데, 노동문제에 계속 천착하기보다는 서민 일반의 문제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가?

손: 나한테는 그런 경계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노동운동을 할 때에도 그것이 우리 사회의 약자이자 다수를 차지하는 서민들의 문제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 대다수가 노동자였으니까. 부동산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이것이 노동자와 서민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인데, 그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나 대안이 구체화되지 않아서 그것을 좀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동네를 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언제부터 부동산 문제, 주택 지도, 서민의 삶과 동네, 투표 행태, 정치 행동 등의 문제에 대해 작업했나?

손: 2004년에 국회에 들어와 부동산 문제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처음 살펴본 것이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이 실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이들이 지상으로 올라오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알아보고 싶었다. 때마침(2005년) 통계청에서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했는데, 조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분석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료를 요청했다. 국회의원이 요청하니 우선적으로 요청한 통계를 분석해 보내주었다. 그때 결과를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주거 빈곤층의 규모가 상상보다 엄청났다. 관련 학자들이나 연구자들이 추정했던 규모보다도 두 배 이상 많았다. 더 문제를 파봐야겠다 싶어서 통계청에 계속 자료를 요청했고, 그것도 읍면동별로 통계를 다시 정리해 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2005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인구주택총조사는 정확히 2005년 언제였나?

손: 2005년 11월에 조사를 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가적 조사 사업이다. 조사가 끝나면 분석을 시작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인구 항목부터 분석을 한다. 당시 내가 알고 싶었던 통계는 주택 항목에 있었는데, 분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2006년 8, 9월경부터 자료 요청을 했다. 처음에는 판잣집, 동굴, 움막 등 이른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주거 형태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요청했는데, 11만 명 정도나 되었다. 그리고 반지하방과 옥탑방에 사는 주거 가구에 대한 통계를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빈곤층 주거 실태에 관한 자료를 만들 수 있었고 그 내용은 9시 뉴스와 일간신문의 1면에 나오기도 했다. 당시는 북핵 사태에 대한 관심이 뉴스를 압도할 때였는데도 언론에서 중대 이슈로 삼아주었다. 그런 식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읍면동 단위까지의 통계를 계속 요청해서 한국 사회의 실제 모습을 퍼즐 조각 맞추듯 더듬어 갔다.


통계청 공무원들을 무척 힘들게 했겠다.

손: 자료를 요청하고 독촉 전화하면 “보좌관님, 이 통계 돌리려면 다른 거 중단하고 한 읍면동 당 네 시간씩 걸립니다”라거나, 지금까지는 그렇게 통계 만들지 않았는데 “도대체 뭐에 쓸려고” 그러냐며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아무튼 통계청 공무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럼 그 전에는 읍면동 단위의 통계 자료는 만들지 않았나?

손: 그렇다. 그 전에는 몇 개 항목만 읍면동 단위로 통계를 돌렸다.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통계는 시도 내지 시군구 단위까지였다.


그럼 그때 이후에 통계청 발표는 읍면동 단위까지로 확대되었나?

손: 그런 것은 아니다. 정부 정책이 주민에게 잘 전달되려면 통계 발표의 기초 단위가 지금보다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인력이나 예산의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위상과 기능은 외국에 비해 매우 약하다.


당시 고생했던 통계청 공무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손: ‘무식한’ 보좌관의 요구를 회피하지 않고 열심히 분석해 준 공무원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한번은 반지하방에 사는 가구의 전, 월세금 통계를 읍면동 단위로 달라고 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점잖게 “그건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로 만드는 자료이니 읍면동 단위로 하면 오류가 많을 것”이라며 사용에 주의하라는 뜻의 답장을 자료와 함께 보내왔다. 이런 식으로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나도 많이 배웠다.


당시 작업을 하면서 맺게 된 인연은 또 없었나?

손: 주거 빈곤층 문제에 대해서 『부산일보』에서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함께 기획 및 조사 작업을 했다. 그때 문제가 된 것은 “동굴 사는 사람들”이었다. 분명 통계상으로는 실재하는 데 취재를 하려면 그들을 찾아내야 했다. 이들을 찾아낸 것은 바로 『부산일보』 기획팀이었고, 이런 식으로 주거 빈곤층 문제에 관해 여러 차례 기획보도를 할 수 있었다. 『부산일보』 기자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통계와 자료로 실제의 사회 현실을 분석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손: 주장만 앞서면 아무도 설득할 수 없다. 실제 있는 현실을 탄탄하게 들여다봐야 하고 그것도 서민의 눈높이에서 볼 수 있어야 어떤 정책이나 대안이 필요한지 말할 수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빈민 운동 하는 사람들조차 주거 빈곤층을 80만 명 정도로 추산했었다. 그것도 많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통계청 전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니 그 두 배가 넘었다. 그 결과를 발표했을 때 언론과 정치권 모두 주거 빈곤층을 지원하는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다. 찰스 부스라고 하는 영국의 사회학자가 생각났다.


이 책에서는 수도권까지만 다뤘는데 그 다음의 계획이 있나?

손: 이번 책의 작업처럼 비수도권 모든 동네에 대한 자료를 만드는 일은 물리적으로 1~2년 걸린다. 그래서 전국을 이 책처럼 작업하는 일은 일단 내 개인적으로 힘에 부친다. 그렇지만 이번 책을 만들면서 비수도권의 현실도 염두에 두었다. 이 책을 작업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들이 있을 때마다 비수도권에도 적용해 보았는데, 대부분 비수도권에도 해당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비수도권을 지금 이 책처럼 다룰 수는 없겠지만, 언제 기회가 있을 때 수도권과 비수도권 내지 수도권-영남권-호남권-중부권 등 권역별로 그 특징을 정리해서 발표할 생각이다.




끄로마뇽
이번 책이 <수도권 편>이므로 다음 책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는 듯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그런 궁금증에 대한 대답입니다.^^ 2010-02-17
14: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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