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추억 2> 일본의 저항가요가 된 <임진강>

2009-06-01 01:22:32, Hit : 12640

작성자 : 끄로마뇽

냉전의 추억 가운데 <임진강>이라는 노래에 대한 사연을 소개하는 글의 일부입니다. 월북 시인이 작사한 노래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 재일조선인들의 아픔을 달래다가,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반전가요쯤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다시 남한에서 불리게 된 사연이 참 기구합니다....
글도 읽고 음악도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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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끝난 얼마 후, 월북 시인 박세영(1902~89)은 남쪽 고향을 그리워하며 분단의 아픔을 담은 “림진강”이라는 시를 발표한다.

림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뭇 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 파도 못가니
림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

노래 “림진강”은 바다를 건너 재일동포 사회로 스며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림진강”이라는 노래가 어떻게 일본으로 흘러들어 왔는지 모르지만, 그리움이 삶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금세 ‘자기 노래’ ‘우리 노래’라고 여겼다. 1968년 당시 ‘일본의 비틀스’라고까지 불린 대학생 3인조 포크송 그룹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the Folk Crusaders가 이 노래를 부른 사연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 곡을 이 그룹에 처음 소개한 사람은 일본어 가사를 쓴 마쓰야마 다케시松山猛라는 사람이다. 중학교 시절, 매일같이 벌어지는 재일교포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의 패싸움을 보다 못해 축구 시합을 제안하기 위해 그는 교토의 조선학교에 갔다. 그때 그는 학생들이 부르는 애절한 가락에 넋을 잃었다고 한다. 이후 당시 학교 밴드부였던 그는 색소폰을 연주하던 재일교포 학생에게 “림진강”의 곡과 가사를 전해 받았다. 그리고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에게 이 곡을 전달한다. ‘68’시대에 접어든 일본의 피 끓는 청춘들에게 이 노래는 퍼져 갔다.

그 후 오랫동안 “임진강”이라는 노래는 일본에서 꾸준히 불렸다. 1988년도에는 <후지 텔레비전>의 ‘방송 금지 가요’ 프로에서 특집으로 다뤄졌고, 1998년에는 방송 금지에서 해금되었다. 물론 일본에서 김연자를 비롯한 대중 가수들이 부른 “임진강”의 노랫말은 북한의 원곡과 조금 다르다. 정치색이 짙은 뒷부분은 서정적인 가사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 그렇지만 “임진강”이라는 노래에 담긴 ‘중첩된 슬픔’은 여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한국 사회에 “임진강”이라는 노래가 다가온 것은 <박치기>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박치기 2>의 주제곡을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불렀고, 양희은이 분단의 노래로 “임진강”을 자신의 35주년 기념 앨범에 담기도 했다. “임진강”은 사연 많은 강처럼, 북한에서 발원해 재일교포 사회를 휘감고, 일본의 젊은 청춘들을 스쳐서, 남쪽 사회까지 흘러들어 왔다.

영화 <박치기> ost
http://brownred.tistory.com/192

양희은의 라이브 <임진강>
http://cafe.naver.com/ccdmtv.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3040

일본어 번안곡
http://blog.naver.com/daydream49?Redirect=Log&logNo=80046018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