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추억 (1)] 2002년 윤도현의 평양 공연 에피소드

2009-05-28 19:37:04, Hit : 6079

작성자 : 끄로마뇽
김연철 박사님의 <냉전의 추억>(근간)이라는 원고를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올려 봅니다. 북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악은 록이나 댄스음악이 아니라 트로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양 공연에서 록이나 댄스 가수들이 노래를 하면 가수나 관중이나 모두가 썰렁하고 당황스러운 순간을 경험한다는군요. 그 가운데 윤도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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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윤도현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필자도 좋아하는 “너를 보내고”를 불렀을 때, 객석은 조용했다. 윤도현은 당황했다. 마이크를 잡고 “저희 음악이 생소하겠지만 남한의 놀새 떼가 신나게 노는 모습을 귀엽게 봐 달라”고 하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놀새는 북한말로 ‘오렌지족’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오 필승 코리아”를 개사한 “오 통일 코리아”를 불렀다. 관객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윤도현은 “아리랑”을 부르다 울컥해져 눈물을 흘렸다.
북한의 공연 관계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공연은 북한 최초로 실황중계(생방송)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할 ‘자유분방한 무대 매너’ 때문에 북한 실무자들은 진땀을 뺐다. 윤도현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무대에 올렸다가 중간에 말리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고 북한 측 관계자는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관객들은 달랐다. 울컥해서 노래를 마저 부르지 못하고 눈물을 닦는 윤도현에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냈다. 텔레비전을 본 북한의 젊은 여성들 또한 미남 청년 윤도현에게 흠뻑 빠졌다. 그날의 자유분방한 몸짓과 솔직함, 그리고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남한의 로커 윤도현, 그는 북한의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젊은 가수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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