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귀영, <진보 대통령 vs 보수 대통령>이 출간됩니다.

2011-09-29 13:26:35, Hit : 3819

작성자 : 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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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통령은 왜 실패하고 있는가?
진보 대통령으로 불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 어젠다와 그 효과를 분석한다.

"어젠다는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제시해 대중의 실질적 삶에 영향을 미친다. 어젠다는 대중의 욕망과 대통령의 관심이 만나는 공간이자 정치와 민의가 수렴하는 공간이다. 어젠다는 대중의 실질적인 삶과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기에 대중의 실생활이 담겨 있고, 그들의 언어로 표현된다. 대중 누구나가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는 어젠다만이 생명력을 획득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대통령도 통치에 필요한 동력을 얻을 것이다. 어젠다는 대중이 대통령을 평가하는 민주적 수단이다." (22쪽)

올해 6월, 어떤 성향의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를 바라는지 묻는 여론조사에선 국민의 75.2퍼센트가 진보 성향 정부를, 그리고 21.9퍼센트만이 보수 성향 정부를 바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도, '진보'와 '보수'라는 말의 위치만 달랐을 뿐, 지표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현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이 다음 정부에 기대를 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외면(당)하게 되는 나쁜 순환은, 한국에서 (개인으로서나 제도로서의) 대통령이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현상입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진보 대통령 vs 보수 대통령>은 두 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제기한 어젠다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실천적인 결론을 끌어냅니다. 저자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노무현 대통령 임기 전체와 이명박 정부 임기 초반 20개월) 실시된 여론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대통령 어젠다를 유형화하고 대중은 이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살피면서, ① 노무현 대통령은 충분히 진보적이지 못한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나치게 보수적이었고, ② 둘 다 사회·경제적 영역에서의 개혁을 요구하는 대중의 바람을 외면했거나 왜곡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재보궐 선거, 그리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누가 당선될지와 그 '공학'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요즘, 이 책은 그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에 주목합니다. 진보와 보수 정치 세력은 대중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바람을 각각의 이념 지형에 걸맞은 방식을 통해 정책으로 제시하고 실현함으로써, '좋은' 진보와 '좋은'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 세력들이 참다운 의미에서 '경합'하게 될 때 비로소 (정권이 교체되는 것과 무관하게 힘겨운)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고, 정치가 본래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