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인터뷰_한귀영(『진보대통령 VS 보수대통령』)

2011-10-13 12:53:49, Hit : 4191

작성자 : 관리자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집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출간 뒤 아쉬웠거나 보람 있었던 점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만 6년 동안 격주 단위로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해 발표하는 일을 했다. 고객에게 의뢰를 받아 조사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조사 기관과는 달리, KSOI에서는 직접 설문 문항을 설계하고 기획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았다. 기획 회의에 참여했던 분들의 면면이 대단했다. 지금 여의도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분 중 상당수가 구성원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설문 설계도 신중하고 전문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매 시기 주요 이슈를 빠짐없이 조사한 결과 매우 방대하고 튼실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들을 모아 잘 설계한다면, 노무현 시대와 이명박 시대에 대해 그 어떤 조사보다 강력한 실증 자료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자신했다. 박사논문을 쓰며,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시도했다. 도와주신 교수님들도 하나같이 미국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강력한 데이터라고 말씀해 주셨다. 데이터의 힘을 믿고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를 평가해 보고자 했으며,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어젠다를 추출해 이 어젠다가 대통령 지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폈다.
박사논문을 대중 교양서로 새로 집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고 집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애초 노무현ㆍ이명박 대통령 시기 통치를 다루는 데 초점을 두었기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차기 대선에 대해 좀 더 고민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랫동안 여론조사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에게 여론조사란 무엇을 의미하나?

책의 서문에도 썼지만 필자는 통계에 별로 재주가 없었다. 그럼에도 여론조사를 업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여론조사는 대중의 여론을 다루는 수단일 뿐이며, 정작 중요한 것은 여론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연구자의 ‘시야’와 ‘시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수치를 넘어, 수치에 숨겨진 민중의 생생한 숨결과 열망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야말로 여론조사를 업으로 삼을 수 있게 한 동력이자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갈등형 어젠다는 동원형 어젠다와, 타협형 어젠다는 반응형 어젠다와 친화적일 것 같은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가령 노무현 정권에서 경제사회 분야의 갈등형 어젠다인 사학법 개정, 대기업 개혁,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는 반응형 어젠다였다.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한국의 갈등적 정치 문화를 고려할 때 대통령이 강력한 주도력을 행사한 동원형 어젠다는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갈등형 어젠다와 동원형 어젠다가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유리하고 정치적 자산이 풍부한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확실히 동원형 어젠다의 대부분이 갈등형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자산이 빈약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동원형 어젠다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매우 강력했고, 대통령의 어젠다를 당론으로 반대하는 경우가 훨씬 잦았다. 그 결과 다소 주도력이 약했던 반응형 어젠다도 갈등형으로 분류되었다.


결론 부분에서 복지 이슈가 반드시 진보 진영에게 유리한 것도, 보수 진영에게 불리한 것도 아니라는 언급이 있다. 어떤 의미인가?

진보 진영이 복지 어젠다를 주장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다. 복지 어젠다에만 매달리면 안 되고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이미 여당도 복지 어젠다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야당의 ‘무상 복지’와 여당의 ‘70% 복지’는 그 토대를 이루는 철학적 차이가 클지는 몰라도, 대중이 받아들이기에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무상 복지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대신, 그 에너지를 경제 정의, 즉 대기업과 일부 상층만 혜택을 보는 현재의 경제 질서를 ‘정의롭게’ 바꾸는 데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대중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기꺼이 표를 줄 만큼 좋은 선택지가 되지 못한 기존 정치를 향한 문제의식이 엿보인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에서 이 책이 주는 함의는?

인물이 아니라 어젠다, 즉 정책과 노선이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대중이 흔쾌히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주는 것이 바로 서울시장 선거, 그리고 내년 대선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역할이다. 진보 후보는 진보적 선택지를, 보수 후보는 보수적 선택지를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 진보 후보가 중도 강화론이라는 명분 아래 진보적 선택지를 소홀히 할 때 진보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사라진다. 그것이 바로 2007년 대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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