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와 책.

2008-09-02 15:50:39, Hit : 5515

작성자 : 관리자

1주일 전 8일까지 <편집일기>를 꼭 제출하라는 통첩을 받았다. 순간, 남은 1주일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어우~ 이건 타이틀만 ‘일기’였지 황당무계하게도 신문의 칼럼 한 편을 쓰는 기분이다. “매달 이 웹진이 기다려진다”는 한 독자의 소감을 귀로 들은 이상, 그리고 얼마 전 메일링리스트를 눈으로 본 이상, 이 글은 더 이상 그냥 ‘일기’가 될 수가 없다(나에게는 말이다). 어쨌든 이런 마음의 부담 때문인지 숙제를 멀리한 새에 데드라인을 넘기고 말았다. 소재도 결정 못했는데 큰일 났다. 어쨌든 무조건 써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이번엔 성의 없이 생활 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양해를 독자들에게 강요해야겠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문득 재밌는 소재가 하나 떠오르긴 했었다. 편집자들의 책상 위를 찍어 사진자료와 함께 글로 엮어보자는 단상이었다. 곧 출판사가 이사를 감과 동시에 건물이 철거된다. 그간 우리들의 정든 공간이 사라진다는 이유도 되고, 또 독자분들께 구경시켜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모두가 퇴근한 후 파파라치가 되어 몇 장 찍었다. 그러나 막상 모니터로 찍은 결과물을 보니 책상 위 상태가 미경선배 말고 다들 완전 정신 없는 게, 나중에 프라이버시 어쩌구 하면서 항의 받을 후한이 두려워지면서, 간단히 포기가 됐다. 이사하면 나중에 한 번 더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동료들이여 끝난 게 아니니 긴장하시라...

이제야 떠오르는 소재 ‘불가분의 관계인 출판과 일정’에 관해, ‘매번 예측불허의 상황이 되는 필자와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다음 편집일기를 위해서 짤막한 편집일지를 써보자’는 각오를 다음 기회로 미루며 짤막한 이 글을 정리한다.

씁쓸한 마음을 달래시길 바라며, 지난해 망중한으로 다녀온 여행에서의 사진 몇 장을 올린다.

<역시 빠리의 헌책방. 백여 년 전의 자료들이 골동품 취급되지 않고 현재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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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킨 빠리의 어느 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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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본대학 근처의 철학서점 진열대. 반갑게 눈에 들어온 베르그송과 아렌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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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정리된 것이 인상적이었던 베니스의 작은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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