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추억4> 무릎꿇은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

2009-06-11 14:55:32, Hit : 5825

작성자 : 끄로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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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2월,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 유대인 게토지구 추모비 앞에 갑자기 무릎을 꿇었던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지요. <냉전의 추억>의 한 장면을 함께 올립니다. 미리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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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2월 7일 폴란드의 바르샤바에는 비가 부슬 부슬 내리고 있었다.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Willy Brandt가 유대인 게토 지구에 세워진 추모비 앞에 섰다. 그는 무릎을 꿇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행원들도 기자도 사진사들도 놀랐다. 나중에 브란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바르샤바로 갈 때,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통 받았던 민족, 폴란드를 생각했다”라고 한다. 나치의 학살에 죽어 간 유태인들이 어디 아우슈비츠에만 있겠는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 모를 유태인들의 기념비 앞에서 그는 “인간의 말이 소용없을 때, 가슴이 시키는 몸짓을 했을 뿐이다”라고 회고했다.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는 그가, 무릎을 꿇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꿇지 않는 사람들 대신 무릎을 꿇었다. 다음 날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폴란드 총리 키란키예피츠Joseph Cyrankiewicz는 브란트를 포옹했다. 그는 악명 높았던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의 생존자 출신이었다. 그의 부인이 친구와 전화하면서 많이 울었다고, 고맙다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날 유럽의 역사가 바뀌었다. 빌리 브란트의 용기가 역사를 성찰하는 독일의 진정성을 보여 주었다. 감동은 폴란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울림은 유럽 사람들의 마음속에 퍼져 나갔다. 그날 브란트는 “아무도 이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참회했지만, 그날 유럽은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남긴 증오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과거의 맺힌 응어리가 풀리자, 유럽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의 감동이 결국 유럽 통합의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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