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입>에서_ 1. "폭우"

2011-06-23 16:23:07, Hit : 4490

작성자 : 윤상훈
폭우

하늘이 갈라지면서 머금고 있던 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쏟아부었다. 마치 영영 하늘을 비워 버릴 듯이 비가 내렸고 모든 빗물은 바다 위로 쏟아졌다.
수평선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요동치며 퍼져 가는 물마루 위로 전함 한 척이 항해하고 있었다. 한 젊은 병사가 두 손을 목덜미에 대고 갑판 위에 누워 비를 흠뻑 맞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그의 관심사는 과학이었다. 그는 거친 바다에 비가 내리는 것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그런 터무니없는 현상에 대한 설명을 찾고 있었다. 훌륭한 과학자로서 그는 자연은 때때로 정신이 나가거나 실성한 것처럼 가장하지만 언제나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안다고 믿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총탄에 벌집이 된 채 그곳에 누워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아무 답도 찾아내지 못했다. 세상에는 구름에게 비를 뿌려 달라고 애원하는 말라 죽은 땅이 널렸는데, 왜 자연은 물이 넘치는 바다에 비를 뿌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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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였고, 그만큼이나 긴 빗줄기가 굵고 거침없이 쏟아졌습니다. 지금도 사무실 창에 빗방울이 와선 툭툭 부딪치네요. 장마입니다. 인명 색인어를 입력하다가, 우연히 이 글을 다시 만났습니다. 아시모프는 미국의 생화학자이자 SF 작가라는데, 일반 사람들에게 과학 상식을 알기 쉽게 전해 주는 일도 했다네요.
(이 글대로라면) 자연은 "물이 넘치는 바다"에 비를 내리는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르지만, 적어도 사람을 가려가며 자신의 위세를 뽐내진 않습니다. 무심하되,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무심하달까요. 장난꾸러기 자연이 저지르는 짓이, 인간의 입장에서 불합리해 보일 순 있지만, 적어도 불공정하진 않은 셈이죠. 부정의, 불평등... 역시 이런 건 인간이 만든 거지, 애먼 자연 탓을 할 게 아닙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작가의 재치있는 기지에 피식거리게 만들더니, 이제 다시 보니 죄 없는 하늘마저 원망하고 싶을 만큼 힘겨운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음... '볼 때마다 달리 보이고, 새로운 걸 보이게 하는 갈레아노의 매력'을 노골적으로 광고해 보려 시작한 글이, 소개하는 글보다 더 길어지고 있네요. -_- 다음 번에는 좀 더 짧고 임팩트 있게 갈레아노의 글을 보여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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