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 복종, 종속과 관련해, 2장에서는 좀 더 흥미로운 문장이 나옵니다.
(물론, 전제는 서문을 쓴 사람, 본문을 작성한 사람들이 제각각 다르고, 본문 역시 제각각 다른 필자들이 썼다는 점에서, 모든 단어를 하나로 일괄 통일해서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합니다. 각 논문의 특색과 주제의 성격에 맞게 번역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2장 현재의 번역을 살펴보면, 이는 다음과 같이 구분되는데,
우선, 법을 따른다는 의미에서의 준법, compliance에는 두 가지의 수준이 있습니다.
하나는 obeying the law이고 다른 하나는 being subject to the law입니다.
2장의 주요 요점 가운데 하나는, 법을 자신의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통치자와 법의 지배 사이의 관계입니다. 일반성, 공표성, 불소급성 등과 같이 법이 작동하기 위한 7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더라도, 자신의 마음대로 법을 바꿀 수 있다면, 그는 법을 통해 인민을 통치할 수 있다는 맥락입니다. 따라서, 법의 지배가 완전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통치자 스스로도 법에 종속이 되는 조건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법이 갖춰야 할 8번째의 조건이자, 법의 지배가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통치자/입법자의 행위가 선포된 법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문의 번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차라리 법의 지배에 대한 두 가지 의미, 즉 소극적(weak)이고 정적인 의미와 적극적(strong)이고 동적인 의미를 구분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할 것이다. 준법(compliance)을 둘러싼 문제는 적극적이고 동적인 의미와 관련해서 볼 때 특히 흥미롭다.
소극적인 의미와 적극적인 의미를 구별하는 요소는 법을 준수하는 것(obeying the law)과 법에 종속되는 것(bing subject to the law)(혹은 법의 제약을 받는 것)의 차이다. 법을 준수한다(obeing the law)는 관념은 법을 지키는 이유를 아무것도 전제하지 않는다. 내가 좀 전에 지적했듯이, 누군가는 자신이 법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법을 준수할 수도 있다. 반면, 법에 종속(subject to the law)된다는 관념은 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즉, 법을 바꿀 수 있는 통치자의 능력이 제한된다. 만약 이런 제한이 철폐되지 않는다면, 법을 준수하는 것 말고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법에 대한 종속은 정도의 문제이며, 종속의 여부는 이를 강제하는 힘에 달려 있다.
법의 지배에 대한 소극적 의미의 경우 법률의 변경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소극적 의미는 법률의 운명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가정도 하지 않기 때문에 정적靜的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적극적 의미는 통치자들이 법을 바꾸는 데 있어서 각기 다른 정도의 제약에 맞닥뜨린다고 가정한다는 점에서 동적動的이다. 법의 지배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은 적극적이고 동적인 의미와 연관시켜 볼 경우, 즉 준법(compliance)이라는 실질적인 쟁점이 걸려 있을 때 정말 흥미로워진다.
→ 현재의 상황에서는 현재의 번역이 문맥과 어감상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이 경우, obey, obedience를 서문의 용례에서와 같이 복종으로 구분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왜냐하면, obeying the law는 독재자가 자신이 만든 법에 흔쾌히 따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subject to는 독재자 스스로도 제한되어 있는 상황, 즉 강제적으로 묶여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 점에서, 서문의 obligation, obedience or compliance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obedience를 복종으로 번역할 경우, 종속인 subject to와 한글 어감이 비슷해지는 반면, 2장에서는, 그저 법을 따라 행위한다는 측면에서, obey와 compliance가 모두 준수, 준법이라는 비슷한 어감으로 번역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고민입니다.
자~. 3장의 제목은, 법치국가에서의 obedience와 obligation입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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