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표 교수의 책 <한국의 48년 체제: 정치적 대안이 봉쇄된 보수적 패권 체제의 기원과 구조>가 다음 주에 출간됩니다.
이 책은 48년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지만, 편집자가 인용하고 싶은 부분은 1장 결론 부분 마지막 단락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48년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은, 48년 체제가 냉전이라는 특수한 역사 상황의 산물임을 인식하기 위해서다. 미･소 냉전이 시작되던 시점에서 미･소에 의해 분할 점령되어 냉전의 최전선에 위치 지워졌던 한반도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 당시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좌우 간 타협을 통해 좌우 공존의 정치 질서를 수립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거나 비현실적인 요구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그 당시를 평가하는 현재의 자세에 대한 것이 된다. 48년 체제를 승리자의 관점에서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48년 체제가 특수한 비정상적 상황의 산물이며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관점에서 볼 때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역사적 전망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48년 체제의 특수성을 낳은 외적 조건 즉 냉전 체제는 이미 해체되었으며, 그것을 지탱시켜 온 남북의 극단적 적대 역시 사실상 해체되고 있다고 보인다. 이제 48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의 전망과 실천이 요구되는 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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