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마니타스통신
2013년 12월호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후마니타스에서 출간된 책들의 이름을 한 권 한 권 불러 봅니다. 총 21종의 신간이 발간됐더군요, 그동안 놓친 책은 없는지 사진 속 책들 한번 쭉 훑어보세요. :)

올해 새로 기획된 시리즈가 있습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책을 편집했지만 정작 본인이 살 집을 구할 때에는 쩔쩔맬 수밖에 없었던 어느 편집자의 현실에서 출발했다.”는 소개글처럼, 사회 문제를 ‘겪으며 살아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활의 발견> 시리즈입니다. 최근 발간된 『뚱뚱해서 죄송합니까?』가 바로 이 시리즈의 첫 책이에요. 앞으로 어떤 <생활의 발견> 목록을 만들어갈지 기대해주시고, 좋은 제안도 부탁드립니다. 12월호 통신의 주요 이야기는 『뚱뚱해서 죄송합니까?』의 독자들이 보내준 서평들로 꾸렸습니다.      



세계 노동 운동사 1,2,3 (김금수 저)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매튜 A. 크렌슨, 벤저민 긴스버그 저 / 서복경 역)
민주주의의 재발견 (박상훈 저)
골을 못 넣어 속상하다 (김경미 편)
세 번째 개똥은 네가 먹어야 한다 (김경미 편)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
(신광영 저)
논쟁으로서의 민주주의 (최장집, 박찬표, 박상훈, 서복경, 박수형 저)
베네수엘라의 실험 (조돈문 저)
거리로 나온 넷우익 (야스다 고이치 저 / 김현욱 역)
건강할 권리 (김창엽 저)
복지 자본주의 정치경제의 형성과 재편 (안재흥 저)
복지 한국 만들기 (이창곤, 신동면, 유종일, 윤홍식, 오건호, 은수미, 고원, 최태욱 저)
넘나듦(通涉)의 정치사상 (강정인 저)
정치와 비전 3 (셸던 월린 저/강정인, 김용찬, 박동천, 이지윤, 장동진, 홍태영 역)
한국 고용체제론 (정이환 저)
이것을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셸던 월린 저 / 우석영 역)
경제 이론으로 본 민주주의 (앤서니 다운스 저 / 박상훈, 이기훈, 김은덕 역)
철도의 눈물 (박흥수 저)
의료 접근성 (로라 J. 프로스트, 마이클 R. 라이히 저 / 서울대학교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역)
광신 (알베르토 토스카노 저 / 문강형준 역)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한국여성민우회 저)

 

신간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한국여성민우회 저
230쪽 / 2013년 12월 02일
13,000원

 

책이야기


나도 그랬어. 나도 그런 말 들었어. 나도 슬펐어.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서평 모음

ⓒ혜영


신간 『뚱뚱해서 죄송합니까?』의 발간 직전, 서평단을 모집했습니다. 두껍지 않은데다 잘 읽히는 인터뷰집이어서인지 신청한 일곱 분 모두 마감에 맞춰 서평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드문 일이에요! ㅎ) 모두 감사합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연령대도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인터뷰이의 사연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풀어낸 분이 가장 많았고 거리를 두고 외모 지상주의라는 현상을 분석한 글, 나아가 아름다움이 과연 무엇인지를 고민한 서평도 있었습니다. 책에 제시된 실천 방안을 유쾌하다고 반기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좀 더 불편한 책이 되었어야 한다고 비판한 분도 계셨습니다. 논란을 만드는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책 제목에 선뜻 대답하기 어렵거나 대답하고 싶지 않을지라도 이 질문을 품게 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전 초등학교 때부터 서른이 된 지금까지, 뚱뚱한 여자로 살지 않은 적이 없어요. 늘 죄송해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사실은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고요. 그런 얘기를 처음으로 담담하게 적어볼까 싶습니다. (양선화 님)


“뚱뚱해서 죄송”해하며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목을 본 순간, 그랬다. ‘읽고 싶다’기보다 ‘읽어야 할 것 같다’는.

표지에는 ‘뚱뚱’이라는 글자가 아주 크게, 튀어나올 듯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책을 남들이 보는 곳에서, 이를테면 카페나 지하철에서 들고 읽을 자신은 없었고, 집에서, 침대에서 ‘몰래’ 읽어야지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외모 때문에 고통 받는 많은 여성들이 담담하게 ‘자기 얘기’를 한다. 엮은이의 부연설명이 함께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 목소리는 결코 크지 않고 과하지 않다. 나는 아마도 어두운 방에서 거울을 보는 기분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나와 비슷한 일을 겪어 왔을 여성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책을 분석하거나 평가하는 일일 수 없다. 그보다는 공감을 고백하는 일, 이 책에 한해서만은 내가 독자보다 저자에 가깝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여성들이 저마다 겪은 일을 말할 때마다 나는 속으로 덧붙였다. 나도 그랬어. 나도 그런 말 들었어. 나도 슬펐어. 그러면서 계속 내 경험들을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책에서 말하듯이, 여성들은 자기 몸에 가해진 언어의 폭력들을 뚜렷이 간직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서른이 임박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타인이 내 몸에 대해 함부로 내뱉은 말들을 나 역시 하나도 잊지 못했다.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그 말들 자체보다도 그 말을 들었을 당시에 내가 보였던 무기력한 반응이다. 나는 약자의 인권, 아니 모든 이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배워 왔고, 그러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대상이 내 자신이 되면 그 원칙을 적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몸에 대한 폭력적인 말을, 만약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나는 그 사람 편이 되어서 말한 사람에게 항의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막상 내가 듣게 되면,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되고 그저 바보같이 인정해버리거나 나 자신을 희화화하는 식으로 동조하거나 하게 됐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야 후회를 한다. 평소에는 정색하고 직언을 잘하는 편인데, 정작 그럴 때는 화를 못 내는 게 속상하다. 계속 보러 가기

▮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으레 서로의 외모를 칭찬하기 바쁘다. 예뻐졌네. 한결같다. 응? 한결같다는 건 칭찬 같지 않지만. 간혹 성형수술 한 친구를 보기도 한다. 눈치껏 수술 언급은 자제한다. 속으로만 눈, 코 수술 정도를 추측할 뿐이다. 어느새 내가 성형외과 원장이 돼있다. 친한 친구는 쌍꺼풀 정도는 수술 취급도 안 한다며 손사래를 치고 또 다른 친구는 다이어트 한다며 저녁밥은 먹지도 않는다. 이런 지인들 사이에서 ‘외모 지상주의 사회’라는 말을 들어도 무감각하다. 그러려니 싶다. 의식 있는 사람 좀 되고 싶어서 외모에 목숨 거는 사람을 비판하다가도 그 손가락이 되려 나를 향한다. ‘너도 외모로 사람 판단하잖아.’ 마음 한구석이 찔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 역시 외모 지상주의 아래 자유롭지 못하다. 성형외과 광고에 홀랑 넘어가 광속 클릭한 여자가, 네. 바로 접니다. (단호박 님) 계속 보러 가기

▮ 외관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내가 급격하게 나를 규제하기 시작한 것은 대안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였다. 워낙 소규모 학교이다 보니 서로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다. 특히 외모에 대해 너무 많은 평가를 들어야 했는데, 그 순간부터 더 예뻐지기, 더 날씬해지기, 더 선망받기에 몰두했던 것 같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행된 내 노력은 아주 비밀리에 감춰져야 했다. 난 남들 모르게 완벽해야 했다. (고은 님) 계속 보러 가기

▮ 몇 달 전 모 대기업에서 만든 포인트 적립 어플을 다운받았다. 이 어플로 잠금화면을 설정해 두면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이곳에서 제공하는 기사나 광고를 볼 경우 포인트가 더 빨리 쌓인다. 어플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연예 기사는 ‘눈부신 각선미’ 와 ‘감출 수 없는 볼륨감’, ‘굴욕 없는 민낯’ 과 ‘남친 홀리는 화장법’ 에 관한 것들이다. 외모를 수식하는 단어가 그렇게 부족한지 매번 비슷한 제목이 지루하고, 불쾌하다. (송이 님) 계속 보러 가기

▮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철로 만든 침대에 익명의 사람들을 눕히고, 침대보다 다리가 짧으면 사람의 다리를 늘리고, 다리가 길면 다리를 잘라 버렸다. 그리스신화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오늘날, 프로크루스테스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침대로 끌어들인다. 길에서 수도 없이 마주치는 성형광고판들은 말한다. 당신도 예뻐진다면 좋을 텐데, 이렇게 예뻐진 사람이 있어요. 그렇게 우리는 얼굴도 알 수 없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향해 제발로 걸어간다. (김한결 님) 계속 보러 가기

▮ 대한민국 사회는 ‘외모’가 계급인 사회다. 물론 외모 외에도 직업, 학벌, 돈 등 계급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가장 큰 요소는 외모일 수밖에 없다.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첫인상이라고 하는데, 첫인상에는 외모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제 외모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암담한 시대가 됐다. 연애도, 취업 면접도, 인간관계도. 외모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 불이익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이 돼버렸다. (김무엽 님) 계속 보러 가기

▮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쇼핑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 겨울 부츠를 사고, 저와 아내의 옷도 몇 벌 샀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반소매 면티를 입어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처럼 105호 치수를 보고 산 것인데, 몸에 짝 달라붙는 쫄티였지 뭡니까? 몸에는 착 달라붙고 배만 불룩 튀어나온 것이 영락없는 ET입니다. 아내의 말이 요즘은 남자들도 체형이 작아져서 옷도 작게 나온 것 같다고 합니다. 안에 받쳐 입는 것이라 다행이지만, 앞으로 치수만 보고 샀다가는 계속 쫄티만 입게 생겼습니다. (꽃다지 님) 계속 보러 가기



★ 아래 영상은 도브의 광고입니다. 법의학 아티스트라는 한 남자가 두 개의 그림을 그립니다. 한 여성이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설명한 것, 그리고 타인이 그 여성의 외모에 대해 설명한 것. 두 그림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에요.





곧 나올 책


『인간의 슬픔과 기쁨』(가제)
정혜윤 지음 (2014년 초 출간 예정)

‘짧은’ 이야기라는 것이 존재할까.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거나 때로는 함께 쓰일 수 없다는 것을, 채 완성되지 않은 한 편의 원고를 받아 들며 직감했다. 그다지 길다고 할 수 없을 글이 “지금부터 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기에 찾아든 상념인지도 모른다. 쌍용 자동차를 둘러싼 사회적 책임의 문제, 해법 또는 해법 없음에 대한 논의, 구성원을 둘러싼 말들, 이 모든 말에 대한 말에 이르기까지 ‘쌍차’는 빈번하게 언급되어 왔다. 그리고 이 책은 다시, 어쩌면 처음으로 온전하게 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2013년 6월 7일, H-20000이라는 이름의 모터쇼가 열렸다. 해고 이전까지 생계를 잇게 한 기술을 손이 여전히 기억할지 두려워하면서도 참 오랜만에 연장을 쥐고 일한다는 설렘 속에 흐른 48시간. 2004년도 산 코란도를 해체하고 다시 결합하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모터쇼는 그 한 대의 차를 선뵈는 자리였다. 저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그때 그들의 얼굴에 서린 표정이었다. 한 점 그늘을 발견할 수 없는 웃음. 그들이 잃어버린 것이 ‘평범함’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수천 명의 해고자, 수십억의 손배소 금액, 매일 어김없이 하루씩 늘어나는 복직 투쟁 기간 등을 가리키는 ‘숫자’로 헤아리기엔, 평범한 인간의 생은 아득하다.

“지금부터 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아직 마침표가 없는 원고를 덮고서 당연하고 단단한 첫 문장에 동감했다. 누군가의 생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다. 그것도 긴 이야기다. 이제 그 이야기가 묻는다. 우리 사회는, 당신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결산보고(표)

11월 총매출은 도서판매 4천4백여만 원이며, 전월에 비해 3천5백여만 원이 감소했습니다. 지출은 6천9백여만 원으로 부족한 자금은 전월 미집행잔액 1천6백여만 원과 단기차입금 3천만 원으로 충당했습니다. 총부채는 전월보다 1,410여만 원이 증가한 1억3,920여만 원입니다.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들은 1년에 두 번, 신학기를 빼고는 내내 비수기라고 합니다. 팍팍한 재정 상황을 타개할 비장의 무기는 없으나 좋은 책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읽어 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냅니다. 후마니타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출판사, 대부분의 업종,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가 봅니다. 힘들 내시길...

p.s. 요즘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 찾아보기가 어렵지요. 대부분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고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스마트폰에 고정된 시선을 좀 더 넓고 깊은 책세상으로 돌려 보면 어떨까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문구를 되새기면서...

 

결산보고

 

미디어 서평


“여성의 몸에 대한 이 갑갑한 압박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차근히 추적하는 책”


옷 사이로 삐져 나온 살을 바라보며 누군가 “임신했냐”고 물어올 때, 수치심과 함께 몰려오는 기분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내 몸을 훑어보는 그의 시선도 불쾌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나도 뚱뚱한 내가 싫다”는 마음일 것이다. ‘외모 지상주의’ 반대한다면, 남의 살을 품평하지 말자 (한겨레/12-09)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이 판치는 세상… 그러나 진실은 ‘다르니까 아름다운 것’ (경향/12-06)


“이론과 현실이 행복하게 만난 책. 생생한 현장 경험과 공부를 통한 이론을 접목한 글쓰기.
강력하게 권합니다.”


“기관사란 직업의 매력이요? 끊임없이 움직이고 매일 자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죠. 책상에 앉아 있는 건 제 체질에도 안 맞고요. 그리고 이 거대한 기계 장치를 내 손으로 움직인다는 데 대단한 매력이 있어요. 미치도록 좋아요.” 박근혜 대통령, 파리까지 가는 '이 방법'은 알고 있나요? (프레시안/11-15)



“반광신이라는 시대정신 속에서 사라지는 더 중요한 것은 ‘급진적이고 보편적이며 근본적인 정치적 기획’의 가능성 자체”


<광신>을 읽는 지금 이 시간은, 이 책을 훌륭하게 번역한 옮긴이인 문강형준이 '옮긴이 후기'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보수 반동 세력의 신성동맹이 광신의 도착적인 판본이라고 부를 만한 '종북세력', '빨갱이'라는 괴물 같은 판타지와 대항광신 또는 위계의 광신이라는 정동의 깃발 아래 총결집하고 있는 위태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가스통'과 '빨갱이' 사이, 저항의 '광신'을 구하라! (프레시안/11-22)

알베르토 토스카노의 <광신>을 관통하는 열쇠어는 ‘복수(複數)의 계몽주의’다. 지은이가 이의 제기하는 일차원적 계몽주의(소박한 계몽주의, 표준화된 계몽주의) 이해는 계몽주의를 이성이나 합리주의라는 일관된 도식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계몽주의는 처음부터 하나가 아닌 이중(doubling)의 기원을 가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전체주의’라는 기묘한 역설(장정일의 독서 일기) (한겨레/12-01)

애국 아니면 종북... '광신'의 시대, 미래는 없다 (오마이뉴스/11-18)


[저자와의 만남]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를 만나다 (강연 : 하수정)


지난 10월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의 저자인 하수정 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을 듣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 여운 때문에 더 많은 분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이제야 강연의 녹취를 풀었습니다. 꼭 한 번 일독해 보시길. 스웨덴의 복지 철학과 합의주의,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 인물 중 한 명이자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 올로프 팔메에 대해 간략하게 알 수 있는, 그리고 그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될 강연입니다.  


책만을 위해서 와주신 분들은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고, 지금 정말 떨리네요. 제가 책을 쓰게 된 이유, 그리고 팔메라는 사람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 이 시간을 같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를 쓰게 된 계기
제가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학교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어느 날 스웨덴에서 친구들과 잔디밭에 누워 맥주를 마시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데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 행복하다. 그러면서 행복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거든요. 저도 여러분에게 여쭤 볼게요. 만약 행복을 1에서 10까지 매긴다면 얼마만큼 행복하세요?

2013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에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물었을 때 평균 6.3점이 나와요. 그럼 스웨덴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스웨덴의 평균은 7.5예요. 스웨덴은 행복한 나라로 치면 세계 5위고요, 우리나라는 41위 정도예요. 제가 '행복'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고 했잖아요. 잔디밭에 누워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데 행복하더라고요. 또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가를 떠올려 봤어요. 노르웨이에서 학교생활을 할 때 카누 타는 걸 되게 좋아했거든요. 어느 날 카누를 타다가 노를 빠트렸어요. 못 돌아가잖아요. 그래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카누에 누워 잠을 잤죠. 햇볕 아래 얼굴이 빨갛게 익었는데 그때가 행복했어요. 한국에서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 봤어요. 원하던 한겨레에 입사하게 됐을 때, 아니면 무슨 상을 탔을 때, 이런 기억이 몇 개 떠오르더라고요. 그런데 이 행복의 차이가 있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제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했고 그걸 얻었을 때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스웨덴에 있을 때는 아무것도 안 할 때, 그냥 가만히 있을 때 그 존재 자체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행복의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나는 같은 사람인데 각각의 사회에서 왜 행복을 다르게 느낄까, 이 사회가 나의 행복의 기준을 바꾸는 걸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죠.

고민을 하다가 우리와 스웨덴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느꼈던 것이 교육과 정치였어요. 그래서 그 두 가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팔메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해요. 제가 스웨덴에서 통신원으로 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정치인이나 공공 센터에서 일하는 분들, 학교, 교회, 병원 등. 이분들을 만나면 공통점이 있어요. 인터뷰를 할 때 한 분도 빠짐없이 언급했던 말이 “국민의 세금이니까요.”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함부로 못 씁니다.” “국민의 세금이라서 그렇게 못해요.” 심지어 병원에서는 “더 좋은 약을 쓰고 싶은데 국민의 세금이라서 비싼 약을 못 쓴다. 그래서 안타깝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세금에 대해서 이렇게 민감하구나, 우리랑은 다르다, 여기 정치인은 좀 다른가 봐, 이런 생각이 들었죠.

(……)

제가 친구한테 말했죠. 너희 문화는 이렇다더라 하니 스웨덴 친구가 하는 말이 “그 정도 문화는 우리한테 당연해. 특히 정치인이면 그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제가 “그럼 그중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은 누구야?”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아마 팔메일걸?” 그러더라고요. 그때 올로프 팔메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았어요. 사실 스웨덴에 암살당한 총리가 있다, 길거리에서 총에 맞아 죽은 총리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사람이 팔메이고 어떤 업적을 갖고 있는지는 전혀 몰랐거든요. 집에 가서 조사하기 시작했죠. 팔메, 팔메. 이 사람에게 적이 너무 많은 거예요. ‘이 사람은 적이 왜 이렇게 많지?’ 하고 생각하다 보니까 이 사람의 삶에 흥미를 갖게 됐어요. 팔메에 대한 자료는 스웨덴어 이외에는 거의 없거든요. 영어로도 팔메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요.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위해서라면 어떤 정치인이 필요한데 그 정치인의 실마리를 저는 팔메에게서 봤어요. 그리고 팔메를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팔메에 대한 책을 쓰게 됐습니다.  계속 보러 가기



작은 서점은 죽지 않는다④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과학 서점 인(人)서점

건국대 후문 앞

EBS에서 방영했던 <명동백작>이라는 프로그램을 참 좋아했습니다. 전후 1950년대의 명동 풍경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그 시절, 그 장소에 문인들이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무대는 다방입니다. 명동백작이라 불린 이봉구를 중심으로 문인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서울의 중심인 명동, 그 명동의 한 다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꽁초 오상순은 그 다방에서 늘 줄담배를 피웁니다. 그 자리에 시인 김수영이 있었고 박인환이 있었고, 전혜린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과학 서점인 인서점을 찾아 인터뷰를 하다 불현듯 이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80년대 서울 어느 대학가의 작은 서점, 진실과 지식에 목마른 청년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던 그 서점 안의 풍경과 겹쳤습니다. 물론 후자가 훨씬 치열한 공간이었겠지만요. 제가 경험한 것도 아닌데 그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거나 세월은 흘렀고, 시대는 달라졌다고 하고, 유서 깊은 이 서점도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Q. 인서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과학서점인데요, 사회과학 서점이 사라지는 시대에 그것도 대학가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서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30년 동안 건국대학교 앞에 계셨잖아요. 어떻게 처음 이곳에 문을 열게 되셨나요.
80년대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되겠지요? 1980년에 광주 사태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죽고 눈물 흘리고 고통을 겪었을 때 우리 언론들은 제대로 된 언론 역할을 못 했어요. 다들 목말라했지요, 진실에 대해서. 그 당시 양심적인 사람들, 특히 대학가의 청년들이 그런 소식을 전파해 주는 소통 역할을 했어요. 정부에서는 그걸 유언비어라고 했죠. 우리는 그걸 되받아서 유비통신이라고 했어요. 구전이 굉장히 힘을 얻었어요. 그렇다 보니까 사람들이 공간을 참 원했어요. 아주 간절히 바랐죠. 말을 나눌 수 있는 유비통신의 공간을요.

지금은 백발이 됐지만 32년 전 막 40대가 된 저는 청년들과 이야기하길 참 좋아했어요. 당시 제가 길동에서 서점을 하고 있었는데 청년들이 우리 가게에 많이 드나들었어요. 그렇게 드나들던 각 대학의 신문사 편집장, 동아리 회장들이 어느 날 “아저씨 여기서 이러지 말고 대학가로 갑시다.” 하더군요. 특히 『러시아 혁명사』를 번역했던 조영명이라는 청년이 막 대학을 졸업하고 와서는 나보고 막 가자고 돈을 대주고 그랬어요. 정의와 진실을 사랑했던 청년들, 학생들로 인해 여기로 오게 됐죠. 그게 82년 5월 12일이에요.

Q. 당시 풍경이 어땠나요.
서점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김지하 시인의 『오적』을 쪽지에 열 장씩 써선 주머니에 넣어 와서 사람들에게 한 장씩 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김영삼 씨며 김대중 씨가 현재 회합을 한다, 단식을 하고 있다는 식의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문이 나서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이 우리 서점으로 모여들었어요. 그렇게 되니까 경찰도 주목을 했죠. “여기 도대체 뭐야?” 감시를 하고 심지어 어린이 대공원 숲에다가 카메라를 설치해서 드나드는 사람을 찍기도 하고.

사실 불온서적이라는 것도 별로 없었어요. 불온서적을 출판하는 출판사가 겨우 한길사가 있었고, 불온서적도 『창작과 비평』 정도였어요. 후에 광민사가 만들어져서 『노동문권』이라는 120쪽 정도의 손바닥만 한 문고본을 만들었죠. 친일파 문제를 거론했던 임종국 씨의 잡지 『다리』, 함석헌 씨를 중심으로 했던 저항 이야기들, 극히 드물게 일본 서적이 들어 왔어요. 그때 『철학 교정』이 노동운동 분야의 외서로는 처음 들어와 주목을 받았죠. 그런 걸 학생들이 몰래 가지고 와서 나눠보고 토론을 했어요. 다들 책을 산다기보다 이야기하고 쪽지를 전해준다고 바빴지 책 수익은 별로 없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웃음) 나중에는 서점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밤새도록 노래를 부르고 눈물 흘리고. 그러니 서점이라기보다 모임 공간, 아지트라고 할까. 믿을 만한 공간으로서, 믿을 만한 사람들로서. 다들 사람을 엄청 그리워했어요. 민주주의와 인간, 세상에 대한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여기서 만나면 동지가 됐고요. 난 사실 민주 투사나 혁명에 열정이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그들이 너무 좋아서, 고맙고 좋고. 그냥 좋았어요, 그 청년들이. 좋아서 그냥 따라가다 보니까 휩쓸렸지. (웃음)


건국대 앞에서 30년간 인서점을 꾸려 온 심범섭 대표

Q. 인서점의 인人은 사람을 뜻합니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져요. 당시 왜 이런 이름을 짓게 되었나요.
많은 논의를 거쳐서 인서점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거기엔 제 생각이 많이 들어갔어요. 그 뜻은 학생들과 조금 어긋나는 게 있어요. 당시 형사들은 인민서점인데 일부러 ‘민’자를  뺀 거라고 생각했고, 학생들은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을 사람이라고 보았고. 저는 민주주의나 민중의 혁명보다도 따뜻한 인간에 대한 미련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지금의 인문학과 비슷한 의미예요. 인서점이라는 이름이 생소했는지 처음엔 일일이 설명해 줘야 했어요. 기자들이 찾아와 “그렇다면 동물 서점도 있냐.” “그 인간이라는 게 뭐냐.” 라고 묻기도 했고. 특별히 사람을 내세우다 보니까 관심을 많이 끌었어요.

Q. 사회과학이라는 용어는요? 그때도 많이 쓰인 말이었나요?

생소했을 뿐만 아니라 거의 안 썼죠. 그 말을 쓴 것은 조금 비굴한 면이 있어요. 사회과학이라고 하면 사회 현상이나 통계학이나 정치 쪽을 말하는 학문이잖아요. 당시 민주주의가 암담한 시절 인간과 민주주의, 특히 민주주의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자,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벗어나는 거죠. 거기서 좀 벗어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사회과학을 내세웠어요. 경찰에 제가 붙잡혀 가면 불온서적을 팔았다고 추궁해요. 저는 불온서적이 아니라 사회과학 서적이라고 주장했죠. 그때는 너무나 엄혹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단어 하나 잘못 쓰면 그냥 쇠고랑을 찼거든요.

Q. 인서점을 수식하는 말들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사회과학’ 서점에서 ‘문화과학’ 서점으로 그리고 현재는 ‘문화사랑방’이라고 지칭하던데요.
사회과학 서점에서 90년대에 문화과학 서점으로 이름을 바꿔요. 당시 경찰들은 사회과학 서적을 불온서적이라고 몰아붙였지만 우리는 그게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독재를 심판해 그로부터 벗어나게 할 도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죠. 간판에도 “인간은 지식을 가진 무서운 동물이다.”라고 써놨어요. 그리고 두 손을 묶은 포승줄을 그렸죠. 역사의 포승줄을 풀어야만 되는 우리의 의무를 생각하고, 풀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사회과학이고, 풀어야 하는 주체가 양심적인 지식인이나 청년, 노동자, 학생 들임을 명확히 한 거예요. 포승줄을 지우라는 외부 압박에도 3, 4년을 버티다가 결국은 가게 주인 할아버지가 그러려면 나가라고, 왜 날 못살게 구냐고 해서 지우게 됐지만요. 출발은 그렇게 의도를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다 사회과학의 시대가 끝나고, 사회과학은 이제 좀 더 명확하게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문화가 세상을 바꾸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해서 제가 사회과학에서 문화과학으로 이름을 바꿔요. 1995년도였죠.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5년에는 문화과학 서점에서 문화사랑방으로 바꿔요. 도구가 시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투쟁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하고 정을 나누는 사랑방 문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그건 서점의 역할과도 관계가 있나요.
그렇죠. 서점뿐만 아니라 지식의 역할도 그렇다고 봐요. 그렇게 보는 이유가, 사회과학을 주장하게 되니까 보수와 진보로 나뉘게 되면서 진보가 마치 사회주의를 수용하고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민주주의까지 부정하는 걸 제가 안타깝게 여겨 좀 더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사고,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바깥을 변화시킴과 동시에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걸 명확히 하면서 바꾼 거예요. 2005년에는 왜 또 바꿨느냐면, 문화과학이라는 ‘도구’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이제는 ‘사랑방 문화’로 세상을 변화시키자, 우리 자신부터 삶의 방식으로. 사실 변두리에 있는 조그만 책방이 주장한다고 해서 세상을 변화시키겠어요? 저는 그저 세상을 변화시키는 민들레 씨앗을 뿌리고 날려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요.



Q. 특히 현재 진행형인 문화사랑방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이전과 달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내용이 많이 바뀌었어요. 지금은 잘 안 되고 있지만 제가 했던 것 중 하나가,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아서 책을 샀어요. 그 책을 총학생회나 동아리의 이름을 적은 상자에 넣어 두면 학생들이 와서 그냥 가져가도록 했어요. 선배들이 돈을 내서 책을 사주는 거죠. 그리고 일 년에 몇 번씩은 그 시대의 화두를 중심으로 지식인들 또는 그 계통의 전문적인 분들을 초대해서 좌담회를 해요. 후마니타스에서 나온 『부동산 계급 사회』의 손낙구 씨도 초대했었어요. 요즘은 주목할 만한 시대적 화두가 별로 없고 사람들도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작년과 올해는 못했어요.

문화사랑방이라는 틀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하려고 해요. 서점이 계속 적자를 보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고 억지로 팔아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버티겠어요. 이를테면 도망을, 피란을 가려고 해요. 지금 양수리 쪽 산에 ‘인문학, 산으로 가다’라는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2년 정도 준비했어요. 서점을 인문학이라는 큰 틀에서 삶의 영역으로 좀 더 확장하려고요. 자본주의의 한 판매 공간으로서만이 아니라 새로운 공간에서 직접 재배한 먹거리를 갖다 두고 팔기도 하고, 또 새로운 공간에서는 먹거리를 재배하고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모닥불 놓고 밤새 떠들기도 하고, 좌담회도 하고요. 두 공간을 연계시키려고요.

제가 세상에 대해서 너무나 고맙게 생각해요.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거기 땅이 5천 평이 돼요. 양수리 뒤는 정말 좋은 곳이고 비싼 곳이에요. 저는 돈이 없잖아요. 그동안 인서점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들이, 서점도 안 되는데 아저씨의 삶은 우리가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아저씨가 하는 거 도와드리자고 해서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그 공간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물론 대출은 제 이름으로 받았지만 싼 이자로 했고, 그들이 매달 모여서 준비 모임도 하고 있어요. 제가 나름대로 평생을 벗어나지 않고 이 길만을 살아왔잖아요. 이제는 스스로의 생각도 정리해 보자는 점에서 그런 대안을 생각하고 있어요.




|인서점 정보|

찾아가는 길 : 건국대학교 후문(서울 광진구 모진동 195-17)
운영 시간 : (월-토) 오전 12시-오후 9시                     
다음 카페 ‘인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인서점을 마지막으로 ‘작은 서점은 죽지 않는다’ 연재는 끝납니다. 새로운 연재로 찾아뵙겠습니다.)

알림/이 달의 한 컷


『소금꽃나무』(塩花の木) 일본어판 출간 소식
지난 11월 고분샤 출판사에서 『소금꽃나무』 일본어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출간을 기념해 일주일간 김진숙 지도위원께서 일본을 방문해 도쿄, 교토, 오사카에서 네 차례 강연을 했는데 그중 세 번은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고 합니다.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에 안재흥 교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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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안내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도서에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최장집 지음)과 『세계 노동 운동사』(김금수 지음)가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은 사회과학 부문 최우수 도서로 꼽혔습니다.

GOODBYE 2013 후마니타스 송년회
한 해 동안 후마니타스 책을 함께 만든 이들이 모여 송년회를 엽니다. 12월 23일 저녁 7시부터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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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서문, 연표, 1장




『철도의 눈물』의 저자와 담당 편집자, 부산 보수동 헌책방 거리에서

ⓒ정민용

출판사 직원들이 박흥수 선생님과 함께 당일치기 부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곧 폐선될 동해남부선의 열차를 타고 북태평양의 풍경을 꼭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유혹 때문이었습니다. 동해남부선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사라지는 선로들이 많다고 합니다. 민영화를 추진하는 논리와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9일부터 민영화에 반대하며 철도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철도의 눈물』 서문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습니다. “열차를 세우겠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한 무엇이 있다는 뜻이다. 이들이 파업을 결의했다면, 출퇴근길 불편을 걱정하기에 앞서 왜 파업을 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주목해 보면 좋겠다.” 그 소중한 무엇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거북선을 만든 것이 노동자”라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말이 진정으로 이해된 건 이 책을 읽으면서였다. 평생 기차를 운전하고, 선로와 열차를 정비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사람들. 머릿속이 철도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 KTX 민영화를 반대하겠다고 파업을 결정했지만 열차를 멈추기를 누구보다 원하지 않는 사람들. 그래서 철도 민영화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먼저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사람들. ‘철도 민영화 반대를 명분으로 임금을 올리려는 철밥통’으로 간단히 이해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 이들이 왜 민영화를 반대하는지, 왜 공공철도를 꿈꾸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시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알려 주는 책. ___ 정민용(후마니타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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