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마니타스통신
2015년 05월호



한 달 반 만에 신간이 출간됩니다. 슬로베니아 학파라고 하면 지젝만 알고 그의 책들만 읽어 오신 분들께 새로운 지적 자극을 줄 살레츨의 신간입니다. 살레츨은 지젝과 함께 ‘슬로베니아 라캉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입니다. 지난해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가 후마니타스에서 출간됐었죠. 이번 책에서는 ‘불안’에 관해 정신분석학적으로 탐구합니다. 『불안들』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오랜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후마니타스 신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차별과 편견을 넘어, 우리 함께 걷자


국토대장정을 떠나기에 앞서 균도 아빠 이진섭 씨가 아들의 옷을 여미고 있습니다. 여느 다정한 부자의 모습과 다름없는 장면입니다. 다만 아들 균도가 조금 느리게 자란다는 특별한 점만 빼면요. 균도 부자는 어느새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희망이고 든든한 동료가 되었습니다. 이런 균도 부자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4월 22일 『우리 균도』 발간 기념 북토크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행사의 첫 순서는 아주 특별한 수여식이었습니다. ‘균도와 세상걷기’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인권을 향상시키는 데 보탬이 된 것을 높이 사, 균도 씨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직접 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귀하는 고귀한 봉사정신을 가지고 장애인의 인권 향상과 복지 증진에 기여한 바가 크므로 제35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를 표창합니다.” 균도도 할 수 있다, 사회가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균도와 같은 발달장애인들도 분명 더 잘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더 많은 것을 하며 살도록 보건복지부가 더욱 힘써 주길 바랍니다~




발달장애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주요 인사들은 다 모인 자리였습니다. 발달장애를 둔 자녀를 기르며 느끼는 슬픔과 기쁨을 나누고, 사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경아 씨는 균도 부자를 보면서 ‘정말 저렇게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면 희망이 생기는구나.’ 싶어 자극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도현 씨는 “발달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인권’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인지 아닌지를 나누는 ‘이성’이라는 틀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비이성적인 존재가 아니야.”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그 ‘이성’이라는 기준 자체를 깨고 재구축해야 하지 않느냐는, 굉장히 인상 깊은 질문을 던져 주었습니다.





“모두가 욕심 버리면 그 모든 것이 즐거워 걱정과 근심 떨쳐버려요♬”
행사를 멋지게 마무리해 준 균도 씨. 즐겨 부르는 <정글북>의 곰 주제가를 시작으로, 안치환의 <내가 만일>까지 열창했습니다. 가끔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입장에서 자꾸 생각해 보고 존중하려는 태도를 꾸준히 가져가 보겠다고 다짐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라면 비장애인들에게도 더 좋은 세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날의 최고 장면. 균도 씨는 거울 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거울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수시로 드나들기도 합니다. 아마 그동안 봐왔을 그 어떤 거울보다 가장 큰 거울을 행사장 옆에서 발견했습니다. 거울 앞에서 내내 떠나지를 않았던 균도 씨.


◎ 이날 행사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채널예스』 기사를 참고해 주세요. “발달장애인 문제 잊혀서는 안 돼”

 

 

결산보고(표)



새학기 판매에 따른 수금과 신간 덕분에 이달 재정은 안정적인 수준이었습니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덕분일까요?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이 계속 좋은 판매를 보이고 있습니다. (『군주론』 의 내용을 잘 알면, <풍문으로 들었소>를 훨씬 재밌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ㅎ) 신간 『우리 균도』는 서점뿐만 아니라 현장 판매와 여러 단체들의 주문이 많았습니다. 저자의 노력과 발달장애에 관심이 있는 단체들 덕분입니다. 지난 3월에 발간된 『관저의 100시간』 이 증쇄를 했고, 『판문점 체제의 기원』 역시 증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간으로서의 생명은 평균 두 달 정도라고 하는데 초반에 어떻게든 많이 알리는 게 중요하지만, 그 시기가 지났을 때도 판매가 뚝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신경이 쓰이는 일입니다. 5월 들어 『시간의 목소리』의 판매가 늘었습니다. 이 책을 쓴 갈레아노는 지난 4월 13일에 타계한 남미 문학의 거장입니다. 그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갈레아노에 대한 소개가 아래에 실렸으니 꼭 챙겨보세요. 올해 남은 계절들에도 좋은 책을 만들고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후마니타스가 되겠습니다. :D


 

[근간 소개] 5월 18일 발간, 레나타 살레츨의 신간 『불안들』

『불안들』 출간 기념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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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별한 후마니타스 책] “내 아버지는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 있었다.”


『판문점 체제의 기원』의 저자인 김학재 박사의 특강이 있던 날, 『철도의 눈물』의 저자 박흥수 기관사님은 김학재 박사에게 꼭 보여 줄 것이 있다면서 책다방을 방문했습니다. 노트북을 꺼내더니 그가 들려준 것은 바로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겪은 부친의 육성이었습니다. 김학재 박사가 『판문점 체제의 기원』을 쓴 계기가 바로 거제도 포로수용소와 관련한 충격적인 이야기들 때문입니다. 출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철도 기관사 직업답게 기관사님은 저자의 사인을 받고서 “오늘은 저녁 8시 출근”이라며 급히 떠났습니다. 7백쪽이 넘는 책을 일하는 사이 짬을 내어 한 달 만에 다 읽었다고 하네요. 무엇에든 한번 빠지면 공부하는 박흥수 철도 기관사님. 요즘 그의 최고 관심은 ‘한국전쟁’이라고 합니다.



나의 부친은 늘 불을 켜둔 채 잠에 들었다. 가난한 도시 빈민이라 각 방을 쓸 수 없었던 우리 가족은 한방에서 나란히 누워 잤다. 밤이면 식구들이 제발 불을 꺼달라고 하소연했지만 부친은 아랑곳없이 환하게 불을 켜두고 코를 골며 잤다. 부친이 잠든 걸 확인 하고 난 뒤 불을 꺼도 언제 일어나 다시 불을 켰는지 천장의 백열등엔 불이 들어와 있었다. 집에 티브이를 들여놓은 뒤에는 방송종료 애국가가 울려 펴질 때까진 불을 꺼둘 수 있었다.

성인이 되어 내가 분가를 한 뒤에 가끔 집에 들렀을 때에도 티브이나 불을 켜놓고 자는 부친의 버릇은 여전했다. 그러다 우연히 모친으로부터 부친이 불을 켜고 자는 이유를 듣게 되었다. 거제 포로수용소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에 불을 끄면 가위에 눌려 잘 수 없다는 것이었다. 모친의 이야기를 들은 뒤 언젠가 한번은 부친의 과거 이야기를 인터뷰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게으르니스트의 생활태도를 가졌던 나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인터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결정적 계기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보고 난 뒤였다. 슈피겔만은 자신의 아버지가 유태인 포로수용소에서의 겪었던 일을 담담히 인터뷰해 만화로 재구성했다. 만화책을 보는 것은 환장하도록 좋아하지만 그림에는 재주가 없던 나는, 그림까지는 꿈을 못 꾸고 더 늦기 전에 아버지의 증언이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뷰는 2011년 겨울에 했다. 부친이 돌아가시기 약 2년 전이었다. 휴대폰의 음성녹음 버튼을 누르고 수첩을 펼쳤다. 나중에 녹취록을 보니 마치 취조하듯 내가 부친에게 질문을 했었다. 유년 시절부터 쌓인 부친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반면 여든이 넘은 노인은 돈키호테처럼 신이 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국전쟁이 벌어진 1950년 6월, 부친은 21살의 새파란 젊은이였다. 고향인 천안에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다른 마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소처럼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란민이 천안까지 내려오는 것을 보았고 그제서야 마을사람들도 피란길에 나섰다고 한다. 깊은 산중에 위치한 친척집을 향해 피란을 떠난 사람들도 있었다. 부친은 상당수의 마을 사람들과 무작정 남쪽으로 걸었다. 그러나 인민군의 진격 속도가 빨랐던 탓에 인민군과 피란민은 어느 덧 나란히 걷게 되었다. 그 와중에 인민군 장교가 의용군이 되라며 수십여 명의 마을 사람들을 모아 중대로 편성했다. 의용군 중대장에게는 권총 한 자루가 지급되었는데, 그 권총의 주인공이 부친이었다. 똑똑해 보인다며 중대장을 맡겼다고 한다. 부친이 인솔한 의용군 중대는 인민군을 따라 그저 남쪽으로 걷는 게 일이었다. 그러다 행진이 중단되었다. 국군의 반격으로 인민군이 불리하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고 한다. 포성이 점점 가까워지던 어느 날 밤, 부친은 지급받은 인민군 모자와 권총을 버리고 다시 고향인 천안을 향해 북상했다. 의용군으로 편성되었지만 전투는커녕 계속 걷기만 했던 마을 사람 대부분이 선택한 길이었다. 부친이 걸어서 대전 시내에 도착했을 때 국군의 빠른 진격 에 쫓겨 인민군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부친은 대전 시내에서 군인들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천안에 있는 집에 가야 한다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 신분을 확인해 줄 것이 전혀 없었기에 그대로 군용 트럭에 실렸다. 부친은 피란민으로 분류되어 거제도에 수용됐다. 부친의 증언에 따르면, 거제 포로수용소에는 인민군 포로 수용 시설, 국군 낙오병 수용 시설, 민간인 수용 시설로 나뉘어 있었고 자신은 민간인 수용시설에서 생활했다고 했다. 어느 날은 수용소를 걷다가 인민군 수용소 쪽에서 누군가가 부친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친동생이었다. 이후 둘은 수시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만났지만 부친이 석방된 뒤로는 동생의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모습



부친은 거제도에서 나오자마자 논산 훈련소에 입소해 국군이 되었다. 그러고는 광주 기갑학교 전차대대 창설멤버로 참여하여 동부전선으로 배치됐다. 부친은 인민군에 대항해 향로봉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며 자랑했고, 옆에서 이를 듣던 모친은 코웃음을 쳤다. 모친의 행위에 부친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걸로 봐서 부대 대항 씨름 대표 선수로 전선의 포화를 비껴갔다는 과거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는 것 같았다.

초등학교 학력이 다였던 부친은 자본주의나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몰랐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운명의 파도에 휩쓸린 왜소한 인간이었다. 전쟁의 기원까지 생각할 겨를도, 능력도 없는 농촌 총각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거제도에 강제 수용됐다. 거기서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 대한을 받아들인다는 신앙고백을 한 사람들은 그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국군이 되어 전선으로 나갔다.

『판문점 체제의 기원』의 저자는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이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전쟁에 관한 논란의 대부분은 지금까지 “전쟁을 누가 일으켰느냐” 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전쟁을 시작한 ‘적들의 책임’으로 귀속시키고 ‘단죄’하고 ‘처벌’하려는 형법적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담임선생님 앞에서 “쟤가 먼저 때렸어요.”라고 하는 초등학교 수준의 책임 논쟁이 65년이나 지속되어 왔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미국의 자유주의 세계 질서 구축, 전후 소련의 재건 및 확장, 갓 출범한 중국 공산당의 문제 등 국제 정치 역학이 생성한 갈등의 마그마가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지점에서 폭발한 사건이다. 그리고 이런 폭발이 일으킨 파편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 거제도였다.

『판문점 체제의 기원』은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책이다. 한국전쟁을 다룬 많은 책들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일상적으로 안고 있는 임시 군사 정전 체제를 적극적 평화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판문점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상식 속 판문점이란 근엄한 표정으로 앉은 여우와 두루미가 서로에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서로를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는 장소인 판문점(체제)을 한반도의 평화 기획을 실현하는 마당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게 저자의 충고다. 근래 서로를 파멸시켜야 할 원수라고 남북이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어느 때보다도 더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일본은 재무장을 외치며 전쟁을 불사할 태세다. 정전이란 잔불이 아직 한반도에 남아있는데 국내외 정세는 화약덩어리들을 잔뜩 쌓아놓고 있다. 이럴 때 전쟁 기획이 아닌 평화 기획으로서의 판문점 체제를 모색하는 것만큼 절실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할 수 있는 책이 때 맞춰 나와 고맙다.
 

『시간의 목소리』의 저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별세

“한 걸음 다가서면 늘 잽싸게 한 걸음 멀어지지만
유토피아는 그렇게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관련 기사

“수세기에 걸쳐 라틴아메리카가 빼앗긴 것은 금과 은, 초석과 고무, 구리와 석유만은 아니었다. 기억 또한 강탈당했다. 라틴아메리카의 존재를 말살한 자들은 망각을 강요했다. 라틴아메리카의 공식 역사는 세탁소에서 방금 찾아온 제복을 입은 영웅들의 나열에 불과했다. 나는 역사가가 아니다. 다만 작가로서 빼앗긴 아메리카의 기억, 특히 사랑이 경멸에 내몰린 땅 아메리카의 기억을 되찾는 데 일조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그 땅과 이야기를 나누고 비밀을 공유하고 싶다.” “기억마저 강탈당했다” 남미의 진실 되살린 돈키호테 (한국일보/ 04-25)

오늘날 글로벌 자본의 압도적 지배 밑에서 자연과 인간이 철저히 파괴되고 짓눌리고 있는 (인류 전체의 사활이 걸려 있는) 세계적 위기상황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온 작가 중에서도 가장 선두에 선 인물 [김종철의 수하한화]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뒤늦은 추도사 (경향신문/ 05-06)

남미 대표 ‘반자본주의’ 지식인 갈레아노 타계 (프레시안/ 04-15)


◎국내에 번역된 갈레아노의 책들

[사회과학 세미나 후기] “책을 왜 같이 읽어야 할까?”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과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완독한 <사회과학 세미나> 세 팀은 이제 박상훈 역자와의 만남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어느 독자와의 만남보다 농밀한 시간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책을 왜 같이 읽어야 할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메타 인지를 한다고 한다. 메타 인지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예로 현재의 시험 위주 교육 체제 내에서 문제지의 문제를 푸는 것이 메타 인지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를 풀며 새로 습득한 개념을 제대로 알고, 응용할 수 있는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대학원까지 포함하면 문제를 풀었던 시간이 17년은 되는 것 같다. 그동안 시험이라는 것은 나에게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고, 모든 문제에는 정답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심어 주었다. 그래서 그림이나 음악처럼 정답이 없는 분야에서조차도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했다. 시험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 지 이제 3년이 지났다. 이젠 과거의 고정관념을 많이 깨고, 틀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오히려 시험이 없어서 생긴 나쁜 점도 있다. 내가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무언가를 배워도, 내가 정말 알고 있는지를 나 스스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 인지의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책을 같이 읽을 사람을 못 찾아서이기도 했지만, 책은 혼자 읽는 거라 여기며 오랜 기간 그렇게 하는 게 몸에 배었다. 그런 습관을 깨고 오랜만에 함께 책을 읽는 세미나를 하니 문제지를 풀듯 내가 알게 된 게 무엇인지를 알고, 내가 모르는 게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됐다.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바로 질문을 하면서 확인한다. 책을 읽고, 내가 이해한 바를 말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한 것을 들으며, 책 읽기를 통한 메타 인지 학습법이 조금씩 생겨나는 것 같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같이 읽는 게 낫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쳤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나와, 우리와 함께 책을 읽자고 권하고 싶다. (사회과학 세미나 일요반 오윤명)

 




▣알림

 

1. 대한민국 학술원 주최의 <2015년 우수 학술도서>로
후마니타스의 『코끼리 쉽게 옮기기』(김영순 지음)와 『세계화 시대의 역행? 자유주의에서 사회협약의 정치로』(권형기 지음)가 선정되었습니다!

2. 북토크 <기업가의 방문, 그 이후>
l 일시: 2015년 6월 2일(화) 저녁 6시 30분
l 장소: 중앙대학교(장소는 추후 공지하겠습니다)
l 패널: 고부응(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노영수(『기업가의 방문』의 저자), 강남규(중앙대학교 재학생, 자유인문캠프 기획단)
l 주최: 후마니타스, 자유인문캠프
l 문의: 02-722-9960

3. 『불안들』 출간 기념 특강: 자본주의사회의 불안들
l 일시: 2015년 6월 19일(금) 저녁 7시 30분
l 장소: 푸른역사 아카데미 청사홀
l 강연자: 로쟈 이현우
l 문의: 02-722-9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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